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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왕이 될 상인가 렉스턴 스포츠 칸
작성일 : 2019-02-12
작성자 : 오토커넥트 첨부파일 : 20190212093602.jpg
조회 : 97





[오토커넥트 = 최정필 에디터 choiditor@ibl.co.kr]

약 1년 전쯤 쌍용자동차가 새로운 픽업트럭을 시장에 내놨고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렉스턴 스포츠'가 그 주인공. 2005년 선보인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픽업트럭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쌍용차의 신작이었기 때문.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 1월3일 쌍용차는 화물 적재능력을 높이고 서스펜션을 이원화한 '렉스턴 스포츠 칸(KHAN)'을 출시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기존 모델 대비 길이 약 310mm, 높이 15mm가 늘어나며 휠베이스도 11mm가 증가했다. 이렇게 길어지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건 적재공간인 '데크'다. 탑승공간은 렉스턴 스포츠와 같지만 데크는 1300mm에서 1610mm로 달라졌다. 짐을 실을 수 있는 용량은 1011ℓ에서 1262ℓ로 늘어났다. 적재중량도 기존 400kg이었지만 칸은 최대 700kg나 된다.




디자인도 소소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크롬을 두툼하게 두른 파르테논 크롬 그릴을 적용해 더욱 근엄한 인상을 만들었다. 동시에 적재함에는 'KHAN' 레터링을 부착해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차별화했다. 변화폭은 작지만 이로 인한 인상의 변화는 뚜렷하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안정적인 비율이다.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함과 캐빈의 비율은 25대 75(총 길이 5095mm, 적재함 1300mm)이었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은 30대 70(총 길이 5405mm, 적재함 길이 1610mm)로 달라졌다. 이를 통해 비로소 ‘픽업트럭’다운 비율을 갖췄다는 평이다. 시각적인 안정감, 익숙함(?)이 더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더욱 커진 적재함을 얹은 렉스턴 스포츠 칸은 활용목적에 따른 두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픽업트럭’ 본연의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한 파워 리프 서스펜션과 ‘렉스턴 스포츠’가 추구하는 오픈 레저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으로 구분했다. 후륜에 적용된 서스펜션에 따라 적재용량도 500kg(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과 700kg(파워 리프 서스펜션)으로 다르다.

파워 리프 서스펜션은 흔히 ‘판스프링’이라고 부르는 형태다. 화물차와 버스에 주로 적용된다. 다수의 판을 겹쳐 구조가 단순하고 하중을 잘 견딘다는 장점이 있다. 700kg까지 늘어난 적재하중을 버티기 위한 선택이다. 쌍용차가 ‘스스로를 트럭 브랜드로 인식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포드 F150, 쉐보레 콜로라도, 토요타 툰드라 등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대형픽업트럭들도 전륜에 더블 위시본, 후륜에 리프 스프링을 적용한다. 오히려 픽업트럭 본연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리프 스프링과 컨셉트에 충실한 5링크라는 투-트랙(2 Track) 전략을 택한 쌍용차를 칭찬할 일이다.







더 많은 짐을 싣기 위해 파워트레인도 손봤다. 엔진과 변속기는 기존과 동일한 LET 2.2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181마력을 발휘한다. 다만 최대토크는 2.0kg.m가 증가해 42.8kg.m의 성능을 낸다.

길쭉해진 허리, 오프로드에 약하지 않을까?

렉스턴 스포츠 칸의 리어 서스펜션 방식, 늘어난 데크의 길이를 우려하는 이가 많다. 렉스턴 스포츠의 목표가 ‘오픈형 레저 라이프’를 즐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난이도의 오프로드는 아니어도 쌍용차에 거는 기대는 결코 낮지 않다. 충분한 성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실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휠베이스가 늘어났기 때문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됐다.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준비된 차는파워 리프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오프로드 주행보다 화물운송에 중점을 둔 모델이기 때문에 이런 걱정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인위적으로 구성된 오프로드 코스를 보니 걱정이 앞선다.




울퉁불퉁한 범피 구간에 들어서자 앞바퀴 한쪽과 반대쪽 뒷바퀴가 공중에 뜬다. 접지력 제로. 헛바퀴를 돌기 시작한다. 엑셀을 지긋이 밟으니 ‘텅’ 소리와 함께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 소리의 정체는 뭘까. 험로주행이 가능하도록 적용된 차동기어잠금장치(LD, Locking Differential)가 작동하는 소리다. 모터스포츠에서 사용하는 LSD(Limited Slip Differential)과는 전혀 다른 무겁고 둔탁한 소리다. 해당 장치가 하는 일은 비슷하더라도 만들어진 목적과 사용되는 환경, 작동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범피 구간의 구덩이를 지날 때마다 강한 충격이 온몸을 강타한다. 충격을 흡수해주는 쇽업소버 없이 무게를 떠받드는 것에 집중한 리프 서스펜션의 한계다. 적재함에 오프로드용 타이어를 비롯, 무거운 화물을 적재한 탓에 그 충격이 더 강하게 돌아온다. 하지만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날마다 이런 길을 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상에서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잘 포장된 도로 위를 달렸다. 온로드에서는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과 5링크 서스펜션을 모두 체험할 수 있었다. 승차감 차이가 분명하다. 스트로크가 짧은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의 구조적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5링크 서스펜션의 승차감은 마치 고급SUV를 연상케 한다. 서울에서 춘천을 반복하며 번갈아 주행하니 피로도 차이가 분명하다. 만약 리프 스프링 서스펜션이 장착된 모델을 타고 장거리를 갈 일이 있다면 되도록 2열에 앉는 건 피할 것을 추천한다.

‘칸(KHAN)’은 왕을 뜻한다. 그저 차 크기가 더 크기 때문에 왕으로 칭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도로 붙여진 이름이라면 G4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로 쌓은 그동안의 신뢰와 만족감을 잃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심지어 렉스턴의 렉스(REX)도 왕을 뜻하지 않던가.

두 버전의 렉스턴 스포츠 칸 중 어느 모델에게 왕관을 씌워주어야 하는지 아직은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기존 모델의 아쉬움을 반영해 완벽히 분리된 두 모델을 선보였다. 용도에 맞춰 선택한다면 렉스턴 스포츠 칸은 그 존재 자체로 ‘왕 중 왕’이 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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